새벽 3시에 일어났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샤워기에서 온수가 나오기를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옷을 챙겨 입고, 컴퓨터를 붙들고 일을 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났다. 황용석 목사님께서 문 밖에 서 계셨다. "목사님, 타일레놀..." 타일레놀 약병을 통째로 건네드렸다.
30분 정도가 지났나? 노크 소리가 났다. 황용석 목사님이셨다. "목사님, 약 몇 알 먹어야 돼요?" "저는 두 알씩 먹는데요." "먹었는데, 낫지 않아서요." "기다려 보세요. 약을 많이 먹으면 안돼요."
4시 48분이다. 이제 설교 원고를 들여다 보아야겠다.
새벽 기도회에서 간략하게 설교를 했다. 나는 새벽 기도 설교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 와서 과테말라 현지 목회자들의 열정과 순수를 배우고 있다.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하여, 10시간 이상을 운전해 온 사람이 스무 명이 넘는다. 강의 내용을 하나하나 메모해 가며 듣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는다.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는 오늘 오전에 끝났다. 수료식을 거행하고 수료증을 수여했다. 한사람 한사람의 얼굴에 만족감이 가득하다. 지난 5월에 거행된 뉴저지총신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하여 졸업식을 거행하고, 졸업증서를 수여해 주었다. 감격에 겨운 모습들이다.
이곳에 와서 음식 때문에 고생한 것 외에 또 다른 고생이 있었다. 이틀 이상 대변을 보지 못했다. 먹지 못해서 그런 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늘 오후에 힘들게, 힘들게 통변을 했다. 해산의 고통이 이런 것일까?
양경욱 목사님께서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셨다. '미소' 라는 이름의 한식당에서 갈비를 실컷 먹었다. 며칠 동안 먹지 못해 힘들었는데, 오늘 저녁 식사 한끼로 모두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