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31일 주일

김동욱 0 4,713 2016.08.24 23:44

생명나무교회가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리는 날이다. 지난 금요일(29일) 밤에 마지막 금요 찬양 기도회를 가졌고, 어제(30일) 새벽에 마지막 새벽 기도회를 가졌다.

비가 내리고 있다. 무슨 일이 있을 때, 뭔가 슬픈 일이 있을 때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하늘도 슬퍼 하신다" 고 한다. 지금 내리고 있는 비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헤아리긴 어렵다. 신묘막측하신 그 분의 뜻을 피조물인 우리가 어찌 알 수 있으랴? 시간이 지난 후에, '아하! 그래서... 그러셨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 아니 그렇게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것이 전부인 것을... 모이게 하시는 분도, 흩어지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모아서 일을 하게도 하시고, 흩어지게 하셔서 새로운 일을 하게도 하신다.

나에게 생명나무교회는 참으로 특별한 교회이다. 길재호 목사님과 함께 생명나무교회를 시작하고 1년 여가 지난 후에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공부를 하게 하셨다. 신대원에 진학한 지 1년 후에, 내가 다니고 있던 회사에 큰 어려움이 닥쳤다. 회사를 살리기 위하여 구조 조정을 단행해야 했고, 내가 받던 급여의 64%가 줄어드는 형편이 되었다. 조정칠 목사님께서 "급여가 작아도, 김 전도사님께서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이라도 회사에 계속 출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넘치도록 들어 주셨다. 신대원을 졸업하고, 1년 후에 목사로 안수를 받을 때까지도 계속해서 회사에 출근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생명나무교회를 섬기는 동안, 집사 때부터 예배를 인도할 수 있게 해 주셨다. 집사로, 전도사로 교회를 섬기며 예배를 인도하고, 강도사로, 목사로 섬기며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해 주셨다. 지난 5년 동안에, 하나님께서는 나를 목회자로 세우시기 위하여 많은 기회를 주셨다. 배우게 하셨다. 경험하게 하셨다. 어려운 과정을 겪게 하셨다. 지금도 그러 하신다. 그 어려움을 통하여 나를 연단하셨다. 동료 목사님들과 교우들께서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김 목사님 엄청 달라지셨습니다. 엄청 부드러워지셨습니다." 이다.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다. 제대로 된 것이 거의 없다. 그런데 광야로 내 모셨다. 내가 내 발로 광야로 나가지 않으니까, 내 모신 것은 아닐까? 이제 생명나무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하는데, 유난히도 정이 많고 의리를 중시 여기는 내가 움쩍도 하지 않으니까,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될 것 같으니까, 집을 허물어 밖으로 나가게 하셨는지도 모른다. 내가 천국 백성으로 인쳐져 있다면, 훗날 주님께 여쭈어 보아야겠다.

정오, 조경윤 목사님께서 찬양을 인도하기 시작하셨다. "내가 주인 삼은..." 눈물이 나온다. 목이 막혀 온다. 찬양을 할 수가 없다. 눈물을 닦고, 콧물을 닦고... 그치지 않는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단 한 소절도 부를 수가 없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울고 또 울었다. "하나님 한번도 나를..."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 예배를 인도해야 하는데... "날 구원하신 주 감사..." 길재호 목사님께서 좋아하시는 곡이다. 자주 불렀던 곡이다. 사회석으로 이동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자리를 떴다. 눈물을 닦고, 콧물을 닦고... 겨우 진정을 하고 예배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설교는 조경윤 목사님께서 하셨다. 다음 순서를 인도하러 사회석에 섰다. 이호수 집사님께서 와 계셨다. 먼 걸음을 하신 것이다. 친구인 나를 생각하셔서 달려오셨다. 5년 전 첫 예배를 드릴 때도 오셨었다. 또 사랑의 빚을 진다.

친교 시간, 이영임 권사님께서 삼계탕을 준비하셨다. 이 맛있는 음식들...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송경호 권사님께서 준비해 오신 선물을 나누어 주셨다. 참 고마운 분들이시다.  

 

내일 아침에 새벽 기도를 어디에서 할까? (이제 교회의 이름으로 드리는 것이 아니니 "기도회"라고 써서는 안된다.) 생명나무교회가 예배를 드렸던 FRC에 가서 기도를 할까? 아니면 집에서 할까? FRC에 가서 하자!!! 생명나무교회와 FRC 의 임대차 계약에 따르면, 어느 쪽이건, 계약의 해지를 원하는 쪽은, 1달 전에 통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에겐 그럴 여유(?)가 없었다. 오늘 친교 시간에 교우들과 의논을 했었다. 우리가 비록 FRC의 시설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8월분 임차료를 지급해 드리기로... 내일 FRC의 장로님께 이메일로 연락을 드려야겠다. 아울러, 언제까지일런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새벽에 교회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도 괜찮을런지 여쭈어 보아야겠다. 허락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그 사람 어떠세요?" 하고 물었을 때, 들려오는 반응은 다양하다. "좋은 사람" 이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평도 있다. 대개 이쪽과 저쪽, 두 가지의 평이 같이 있다. 그런데, 한쪽의 평만 있는 사람이 더러 있다. 긍정적인 평가이면 좋은데, 반대쪽인 경우는 좀 거시기 하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한 평이, 열이면 열 모두, 그 사람에 대한 평이 부정적이었다. 타인을 비판하거나 하는 일을 거의 하지 않으시는 분께서도, 그 사람은..." 하셨었다. 왜 그런 평들을 듣게 되었는지, 이제라도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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