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Memories"라는 항목이 있다. 1년 전의 오늘을, 2년 전의 오늘을, 몇 년 전의 오늘을 기억나게 해준다. 작년 오늘 저녁에는 정대기 목사님, 양혜진 목사님 부부와 저녁 식사를 같이 했었다. '할매칼국수'집에서 팥칼국수를 먹었었다. 팰리세이드파크에 살 때는 그곳에 종종 갔었는데, 레오니아로 이사를 온 후로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걸어가기에는 멀고, 자동차를 운전해 가면 주차가 불편하고, 그래서 가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선린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한 날이 52년 전의 오늘이란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전화를 한번도 걸어본 적이 없던 촌놈이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니 낯선 것들이 참 많았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제일 재미 있었던 때는 시험 기간이었다. 시험 기간이 재미 있었다고 하니까 정신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을 법도 하다. 헌데, 사실이었다. 같은 반에 양재복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 있었다. 동북중학교를 나온 키가 멀대 같이 큰 우리 반의 반장놈이었다. 시험 기간이 되면, 시간마다 그 녀석과 내기를 했다. 무슨 내기였냐고? 시험지를 늦게 내고 교실 밖으로 나오는 놈이 빵을 사주기로 한 내기였다. 언제나 빵은 그 녀석이 사야 했다. 국사 시험 시간이었는데, 내가 얼마나 답안지를 빨리 썼는지 내가 25문제의 답을 다 쓰고 일어섰는데, 그 때까지 시험지를 받지도 못한 놈도 있었다. 재복이 녀석...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전혀 소식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