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하다가 우연히 Peanut Butter가 담겨있는 용기의 뚜껑에 눈이 닿았다. 'BEST IF USED BY SEP1924" 라고 찍혀 있었다. 맙소사! 1924년이면, 100년 전에 먹었어야 할 제품을 우리 부부가 오늘 아침에 먹었다는 이야기다.
며칠 전에, 길 건너편에 있는 한인 마켓에서 구입했었다. 100년 전에 생산된 제품이라면, 그 한인 마켓이 생기기 전에 생산되었을 것 같다. 100년 전에, 생산된 제품이 왜 지금껏 판매되고 있는 것일까?
상품을 판매할 때는 선입선출과 후입선출 중 한 가지의 방식이 적용되는 게 일반적이다. 선입선출은 먼저 입고된 물건을 먼저 판매하는 방식이고, 후입선출은 나중에 입고된 물건을 먼저 판매하는 방식이다. 우유와 같은 상하기 쉬운 식품류는 반드시 선입선출 방식으로 판매해야 한다. 이런 제품들을 후입선출 방식으로 판매하면, 먼저 입고된 제품들은 상해서 판매가 불가능하게 된다. 내가 오늘 먹었던 Peanut Butter도 선입선출 방식으로 판매됐어야 했다. 헌데... 어느 유통 단계에서건,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왜 그랬을까?
창고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후입선출 방식이 훨씬 수월하다. 새로 입고되는 제품을 기존의 제품 위에 쌓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입선출 방식으로 창고(재고)를 관리하려면, 새로운 제품이 들어올 때마다 물건을 새로 쌓아야 한다. 새로 입고된 물건을 맨 밑에 쌓고, 먼저 들어온 물건을 위에 쌓아야 하는, 물건이 들어올 때마다 새로 물건을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앞으로는 식품을 구입할 때,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며칠 전에 구입했던 Peanut Butter는 오늘 아침에 딱 한 번 먹고, 쓰레기통에 집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