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사람에게야 휴일이나 평일이나 그게 그거지만, 오늘이 Columbus Day 휴일이다. 관공서, 금융 기관, 우체국, 학교 등은 쉬지만, 대부분의 사기업들은 정상 근무를 한다. [오전 9시 22분]
난 "장고파"는 아니다. 바둑을 잘 두지 못하지만(스스로는 12급이라고 말하는데, 9급 정도는 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굳이 이야기를 한다면 속기파에 속한다. 상대가 돌을 놓자마자, 바로 착수한다. 감각으로 둔다. 수를 아는 게 없으니, 뭘 생각하고 말고 할 것이 없다. 감각으로 둔다는 말 자체가 웃기는 이야기다. 그냥 둔다. 그게 정직한 표현이다. 뭔가를 결정할 때, 망설이는 경우가 드물다. 대개의 경우에 즉석에서 결정한다. 예전에 책상 위에 결재함이라는 것이 있었다. 세 칸으로 나누어져 있다. 기결, 미결, 보류... 난 뭔가를 보류에 넣어놓질 못했다. 기결 아니면 부결이었다. 그러는 내가, 숙고하고 있는 것이 있다.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장고 뒤에 악수"라고 했는데... 하루 이틀 사이에, 결정을 해야 하는데, YES를 해도 욕을 먹고, NO를 해도 욕을 먹을 것임이 분명하다.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한다. 그러니 하는 것이 좋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었다. 내가 해야하는 결정은 그 반대일 것 같다. YES를 해도 욕을 먹고, NO를 해도 욕을 먹는다. 그러니 NO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현실적으로 YES일 때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어야 한다. NO일 때는 몇몇 분들로부터 섭섭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욕이나 섭섭한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생각이, 내 마음이 중요한데,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내 스스로에게 속는 것이어도 좋으니, 뭐 "사명감" 이런 거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그렇다. [오후 6시 27분]
덩치값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체격은 큰데 행동이 가볍거나, 할 말과 안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많이 피곤하다. [오후 10시 4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