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났어야 했다. 조금 더 자겠다는 욕심 때문에 공포에 떨어야했다.
이른 새벽은 아니었다. 눈이 떠졌다. 게으름을 피우고 싶었다. 간혹 그럴 때가 있다. 다시 눈을 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긴 시간은 아니었다. 어딘가를 가고 있는데 - 꿈엔 왜 정확하지 않은 것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 모르는 남자들이 다가왔다. 셋인지 넷인지 잘 모르겠다. 나를 어디론가 끌고 가려고 했다.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납치하려는 것 같았다. 버텼다.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하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 3-4명의 건장한 남자들의 완력을 당해내기엔 힘에 벅찼다. 소리를 질렀다. [오전 10시 28분]
오후 1시 반에 집을 나섰다. 50분 정도 소요될 거라고 GPS가 말해 준다. 2 시간 정도 잡아야 할 것 같다. 필라델피아 도심을 통과하는 것은 맨해튼을 통과하는 것과 비슷하다. 출발한 지 10분 쯤 지났을 때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거북이 걸음을 하듯 운전을 해서 - 체증이 심했다 - 컨퍼런스 주최측에서 마련해 준 호텔(HYATT HOUSE)에 체크인을 했다. 방이 무진장 크다. 방이 두 개 있는 객실인데, 객실마다 옷장과 욕실이 따로 있다. 거실과 작은 부엌도 있다. 혼자 있기엔 너무 컸다. 이 방을 아멘넷의 이종철 대표님과 같이 쓰기로 했었다. 주최측에서 우리 두 사람이 가까운 것을 알기 때문에, 같이 밤을 지내도록 배려를 했었다. 헌데... 일이 생겼다. 3개 지역 교협(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이 연합하여 "이민자 보호 관련 심포지움"을 하겠다고 연락을 해 왔다. 둘 다 중요한 행사라서... 찢어지기로 했다. 이 대표께서 심포지움을, 내가 컨퍼런스를 맡기로... 그랬는데, 이강민 목사님께서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이 대표께서 장례 예식까지 맡으셨다.
컨퍼런스에 취재를 와서 제법 많은 목사님들을 만났다. 이제 반갑게 인사를 나누게 된 필라델피아 지역 목사님들이 제법 많아졌다. [오후 11시 5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