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일 아침이다. 뉴욕에 계시는 분께서 북부 뉴저지에 오신다고, 식사를 같이 하자는 연락을 주셨다. 내가 주일밤에 뉴욕에 가니, 월요일에 뉴욕에서 만나자고 했다. 집에서 지내려고 한다. 저녁에, 집 근처에 있는 교회에 가서 성금요일 음악회를 취재할까, 생각 중이다.
오후 3시 반이다. 비가 내리고 있다. 7시 쯤에 그칠 거란다.
잠깐 세탁소에 다녀온 시간을 제외하곤 종일 집에서 지냈다. 체력을 비축해 두어야 한다는 이유가 핑게였는지, 합당한 이유였는지, 잘 모르겠다. 외출을 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것이 참 이유일 수 있다. 썩 마음이 내키지 않는 취재가 있다.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곳에 취재를 갈 때는 마음이 편치 않다. 장례식과 성금요일 저녁의 음악회 취재가 피하고 싶은 경우에 해당한다. 지난 주일의 참빛교회 취재도 피하고 싶은 경우였다. 이런 저런 복잡한(?) 이유와 핑게가 나를 붙들고 있었다. 취재를 가지 않고, 집에서 쉰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냥 게으름 피웠다고 하면 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