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떠졌다. 전화기를 집어 들고 시간을 보니 7시 6분이었다. 깜짝 놀랐다. 6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알람을 6시에 맞추어 놓았었는데... 알람을 잘못 맞추어 놓았나? 제대로 되어 있었다. 내가 송장이 되었었나 보다. 알람 소리도 듣지 못하고 잠에 곯아 떨어져 있었나 보다. 비상이 걸렸다. 아침 식사, 커피 마시기, 기사 올리기 모두 제껴야 했다. 서둘러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겼다. 11시 반까지 플러싱에 도착하려면 8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어젯밤에 작업한 자료들을 USB에 서둘러 담았다. 자동차의 시동을 걸면서 시계를 보니 8시 5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마시는 냉수를 마시지 않았고, 시리얼에 타 먹는 두유도 먹지 않았고, 커피도 마시지 않은 탓인지 휴게소들을 그냥 통과할 수 있었다. 플러싱에 도착하니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자주 가는 맥도날드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약속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
후러싱제일교회에서 "평화 행진"에 관한 기자 회견이 있었다. 간략한 회견이었다. 마포 갈비에서 갈비살과 냉면으로 점심 식사를 대접해 주셨다. 오랫만에 냉면을 먹었다. 주인되시는 권사님께서 정성껏 대접을 해 주셨다. 따로 냉면을 넉넉하게 가져다 주셨다. 실컷 먹을 수 있도록... 대식가인 내가 추가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처음에 나온 냉면이 푸짐했다.
식당을 나와 이종철 대표님과 둘이서 커피샵으로 향했다.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다가와서 인사를 하는 분이 계셨다. 김영희 권사님이셨다. 옛날에 내 조직원이셨던... 6명의 조직원 중 여자분은 1분 밖에 안 계셨다.
29가와 유니온 스트릿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선교사의 집에 와 있다. 이곳에서 아주 반갑고 귀한 분을 만났다. 김수태 목사님을 뵈었다. 내일 선교지로 떠나신단다.
오후 4시 40분이다. 이제 일을 시작해야겠다.
오늘 뉴욕행은 어제 오전에 결정된 일이었다. 26일 정오에 기자 회견을 한다는 이메일을 받고, 바로 선교사의 집에 내가 묵을 수 있는 방이 있는 지 여쭈었었다. 원래는 수요일 아침에 뉴욕에 올 계획이었다. 신대원 동기 목사님들과 점심 식사를 같이 하기로, 몇 주 전에 약속을 했었다. 기왕에 뉴욕에 왔으니 저녁에 전도 집회에 취재를 갈 생각이 있었다. 헌데... 몸이 싫어하는 것 같았다. 망설이다가 집회 시작 시간을 넘겼다. 누군가에게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기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Union Street에 있는 가화 설렁탕에서 목살제육볶음으로 혼자 저녁 식사를 했다. 공기밥을 하나 추가했다. '추가' 버릇이 또 나타나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도 '추가'를 했었는데... 이제 더 이상 '추가'를 추가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