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애리조나에 계시는 김태훈 목사님과 출장을 가 있는 며느리가 보내준 카톡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몇 시간 후에 설날이 시작되는 것을 지나칠 뻔 했다. 어제 받은 카톡 메시지에 설에 관한 언급이 있었는데, 하루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로는 명절에 대하여 관심이 없어졌다.
써야할 기사들이 제법 많다. 피하고 싶은 기사들도 있다. 어제 자동차를 운전해서 북부 뉴저지로 이동하는 데 "객관적인 기사"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골똘해졌다. 기자의 생각 자체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사람의 생각이 100% 객관적일 수 없다. 기사를 작성하는 데 동원(사용)되는 자료들 역시 100% 객관적이지 않다. 그 자료들 자체가 자료 작성자의 주관이 (많건 적건) 포함되어 있다. 그 자료의 근거 자료에도, 그 자료의 선택에도... "노력했다"고 한다. "최선을 다 했다"고 한다. 나도 종종 그런 표현을 한다. 자기들의 생각이다. 내 생각이다. 정말로 노력 했는지, 정말로 최선을 다 했는지, 그것에 대한 판단 역시 주관적이다. 기사가 100% 객관적이라면, 모든 매체의 기사가 같은 내용이어야 한다. 헌데, 다르다.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정춘석 목사님과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뉴욕을 떠나 한국으로 사역지를 옮기신 지가 벌써 9년이 되었단다. 십 년만의 만남인 셈이다. 정춘석 목사님과 이종철 대표님, 나를 교계로 끌어내신 분들이다. KBS 월드넷에 열심히 글을 쓰면서, 뉴욕한국일보와 뉴욕중앙일보에 자주 글을 쓰곤 했을 때였다. 어느 날,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분께서 이메일을 보내오셨었다. 정춘석 목사님과 이종철 대표님, 두 분과의 만남이 그렇게 시작되었었다. 그것이 15년 전의 일이었다. 그렇게 만나 지금껏 같이 걸어왔다. 그 만남을 통해 김철권 님도, 안창의 목사님도 만났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대비가 쏟아졌다. 여름철에 내리는 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