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병천순대에 가서 황태콩나물국밥을 먹었다. 뉴욕에 체재한 3박4일 동안 아침 식사는 세 차례 모두 병천순대에서 했다. 똑같은 메뉴로... 세 번 모두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았다. 가끔 받아온 질문이 있다. 왜 늘 가는 식당에 가는지, 왜 늘 같은 메뉴를 택하는지... 내 성격이다. 제도나 방법의 변화는 늘 추구하지만, 관계성이나 인연은 한결같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 성격이 식당을 찾는 데도, 메뉴를 고르는 데도 나타난다.
삼월의 첫째 날과 둘째 날에 내린 눈과 비로 더러워진 자동차에게 샤워를 시켰다. 내가 뉴욕에 와서 세차를 하게 되면 꼭 그곳엘 간다. 마음에 들게 정성껏 해주기 때문이다.
9시 32분이다. 10시 쯤에 선교사의 집을 나서려고 한다.
정오에 시작되는 필그림선교교회(담임 양춘길 목사) 제3부 예배와 삼일절 100주년 기념식을 취재했다. 취재를 마치고 서둘러 새언약교회로 향했다. 교우들과 예배는 함께 드리지 못했지만, 친교는 같이 하고 싶어서였다. 전화가 연결되는 신호음이 들렸다. 필그림선교교회의 김상수 장로님이셨다.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셨다. "식사는 저희 교회에 가서 하겠습니다"고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교회에 도착하자 김종국 목사님을 비롯한 교우들께서 많이 반가와 하셨다. 오랫동안 롱아일랜드에 있는 한국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윤복례 권사님께서 교회에 오셔서 같이 예배를 드리셨다.
한성개혁교회(담임 송호민 목사)의 임직식이 오후 5시 30분에 시작되었다. 오후 5시 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께서 참석하셨다. 취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잔뜩 긴장을 한 채 운전을 해야 했다. 눈이 상당히 많이 내렸다. 보통 75 마일 정도의 속도로 고속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이 대부분 50 마일 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내리던 눈이 95 South Bound Exit 7에 이르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하니 10시 45분이었다. Creskill, NJ 에서 집에 오는 데 2시간 반이 걸렸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지켜 주셨다.
4일 새벽 1시가 다 되어 간다. 일을 하고 있다. 조금 더 하다가 자야겠다. 오늘 끝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