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귀찮아서?

김동욱 0 2,289 2016.09.08 22:29

플라스틱 머니라고 불리우는 신용 카드와 데빗 카드, 인터넷 뱅킹의 발달로 인하여 수표와 현금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빈도가 예전에 비하여 현저히 낮아졌다. 나도 물품을 구입하거나 대금을 지급할 때, 대개의 경우에 신용 카드를 사용하거나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다. 현금을 소지하지 않아도 되니까, 위험하지도 않고 많이 편리하다. 하지만, 가끔은 현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소액을 결제해야 하는 경우에, 신용 카드를 내밀려면 눈치가 보인다. 어떤 상점에서는 얼마 이하는 신용 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안내가 되어 있기도 하다. 관공서에 범칙금을 납부해야 하는 경우에는 Certified Check Money Order를 보내야 할 때도 있다.

 

지난 금요일(2)이었다. Metuchen에 있는 Chase Bank ATM에서 현금을 인출했다. 현금을 사용해야 할 경우들이 있을 것 같았고, 또 우체국에 가서 Money Order를 구입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ATM에서 인출한 돈을 그대로 우체국의 창구 직원에서 건네 주었는데, $ 20 짜리 한 장을 돌려 주면서 "다른 돈으로 바꾸어 달라"는 것이었다. 귀퉁이가 찢겨져 나간 돈이었다. Chase Bank에서 ATM에 찢어진 돈을 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계가 작동하면서 한 쪽 귀퉁이가 찢겨져 나간 것 같았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 전체 돈의 크기의 1/8 정도가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지갑을 열어 $ 20 짜리 한 장을 꺼내 바꾸어 주고, 내가 필요로 하는 Money Order를 구입했다.

 

우체국에서 필요한 용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 20을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물건을 사면서 그 돈을 내면 점포에서 받지 않을 것 같았다. 그 돈을 인출했던 ATM이 있는 Chase Bank로 가야 하나? 지금 가면 영업 시간이 끝났을 텐데...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검색했다. 찢어진 돈의 교환은 어디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금방 답을 찾을 수 있었다. 2014 9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규정이 있었다. 찢겨져 나간 부분이, 즉 훼손된 부분이 1/2이 넘지 않으면, 쉽게 이야기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의 크기가 원래 돈의 크기의 1/2이 넘으면, 어느 은행에서나 액면가대로 바꾸어 준다는 것이었다. 훼손된 지폐에 대하여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고, 그냥 바꾸어 준다는 것이었다.

 

토요일(3) 12시 반에 이발을 하려고 예약을 해 놓았었다. Edison, NJ 에 있는 H-Mart 안에 있는 미장원에 한 달에 한 번씩 들러 이발을 한다. 같은 Mall 안에 있는 BBCN Bank에 가서 $ 20 짜리 지폐를 새 돈으로 바꾸면 될 것 같아서, 10분 정도 여유를 두고 집을 나섰다. 최근에 Wilshire Bank와 합병을 하면서 은행의 이름이 Bank of Hope로 바뀌어 있었다. 그 때가 아마 12 15분 쯤 되었을 것이다. 창구에 여직원 한 사람, Customer Service Desk에 여직원 한 사람, 그렇게 두 사람이 근무하고 있었다. 창구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 20 짜리 찢어진 돈이 한 장 있습니다. 새 것으로 바꾸어 주시겠습니까?"라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찢어진 돈을 내밀었다. "Serial Number 2개가 다 보여야 하는데, 하나 밖에 안 보이니까... 해 드릴 수 없습니다." "제가 인터넷을 통하여 확인을 했습니다. 훼손된 부분이 1/2이 넘지 않으면, 어느 은행에서나 교환할 수 있다고 설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해 드릴 수 없습니다."

 

속된 말로 뚜껑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래? 규정을 제대로 모르는 거냐? 아니면, 이 돈을 연방 준비 은행에 보내려면 간단한 페이퍼(봉투)를 작성해야 할텐데, 그게 귀찮은 거냐? 규정을 모른다면, 행원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은 책임이 있고, 귀찮아서 거절했다면 그것은 행원의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그러나, 어쩌겠는가? "해 드릴 수 없"다는데?

 

같은 Mall 안에 있는 Cathay Bank로 향했다. Customer Service Desk에 한 사람, 창구에 두 사람이 근무하고 있었다. 창구에 줄을 서 있는 손님들이 있어서, 그 손님들의 뒤에 줄을 섰다. 내 차례가 되었다. "찢어진 돈을 새 돈으로 바꾸어 주시겠습니까?" 라고 물으며, 귀퉁이가 찢겨 나간 $ 20 짜리를 내 밀었다. 단 한 마디의 질문도 없었다. 내가 건네 준, 귀퉁이가 없는 $ 20 짜리를 자기의 서랍에 넣고, 다른 서랍에서 $ 20 짜리를 꺼내서 나에게 건네 주었다. "고맙습니다" 라는 나의 인사에 "천만에요!" 라고 화답했음은 물론이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0 뉴욕 교협 변화의 시작은 제43회기 김홍석 회장으로부터? 김동욱 2017.06.03 3693
39 설교 표절에 대한 나의 생각 댓글+2 김동욱 2017.05.16 6964
38 강단까지 이어진 경사로 김동욱 2017.04.09 4699
37 "교회의 결정"이 아닌 하나님의 뜻 따라야 댓글+1 김동욱 2017.03.18 3173
36 "성경으로 돌아가자!" 실천 요강 필요 댓글+1 김동욱 2017.03.17 3908
35 라이드를 부탁했을 때의 배려 김동욱 2017.02.18 2993
34 각도(各禱) 김동욱 2017.01.28 3633
33 [속보] 한규삼 목사 청빙 건, "압도적인 지지"로 충현교회 공동의회 통과 김동욱 2017.01.22 3714
32 생일 케익을 쓰레기 통에 넣으신 사모님 김동욱 2017.01.12 7206
31 [속보] 뉴저지 초대교회 한규삼 목사, 서울충현교회 청빙 받아 댓글+4 김동욱 2017.01.08 8983
30 뉴욕목사회, 선거 심판 제도 마련 시급하다! 김동욱 2017.01.07 4062
29 우리, 같이 고쳐보자! 우리, 같이 지켜보자! 김동욱 2017.01.07 3796
28 뉴욕목사회의 2016년 12월 26일 자 이메일에 대한 (고발인 측의) 반박 성명서 김동욱 2017.01.04 3379
27 뉴욕목사회, "문석호 부회장의 당선을 번복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김동욱 2016.12.29 3632
26 문석호 부회장 고발 건, '임병남 팀'에게 맡겨야!!! 댓글+2 김동욱 2016.12.23 3981
25 PCUSA 한미동부노회와 필그림교회, 둘 다 패자 댓글+1 김동욱 2016.12.16 5707
24 문석호 목사, 뉴욕목사회 부회장 사퇴해야 댓글+9 김동욱 2016.12.14 8912
23 필그림교회, 이제 떠나야 할 때 김동욱 2016.12.10 3803
22 임기 개시일과 취임식 날짜를 일치시키자! 댓글+1 김동욱 2016.12.03 3962
21 회장단 선거, 러닝 메이트 제도 도입해야 댓글+1 김동욱 2016.12.03 3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