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과 평신도들 중에서, 어느 쪽이 예배를 더 귀하게 여길까? 어느 쪽이 더 조심하는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하며, 예배를 드릴까?
나는 평신도들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하고 있는 사역의 특성 때문에, 많은 교회들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다. 뉴욕에 있는 교회들에서도, 뉴저지에 있는 교회들에서도, 펜실배니아에 있는 교회들에서도 예배를 드린다. 예배의 형태에는 차이가 있어도, 예배를 드리는 모습에 차이는 없다. 모두가 경건하고, 엄숙하게 예배를 드린다. 예배를 방해하는 일들은 자주 생기지 않는다. 유아실이 따로 없는, 작은 규모의 교회들에서 가끔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하고,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재채기 소리나 기침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인하여 생기는 예배 방해는 흔하지 않다.
행사에 앞서서 드리는 예배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협의회나 목사회 또는 노회의 회의에 앞서 드리는 예배를 같이 드리고 취재도 한다. 이런 예배들의 회중은 대부분이 목사들이다. 목사들이 모여 드리는 예배이니 더욱 경건하게 드려야 할텐데, 실상은 전혀 아니다. 예배를 드리는 내내 "따르릉~ 따르릉~", "카톡! 카톡!"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몇 달 전, 뉴욕 교협 임실행위원회가 있던 날이었다. 그 날도 "카톡! 카톡!" 소리가 여러 차례 들려왔다. 오죽했으면 방지각 목사가 설교를 중단하고 "교인들에게만 전화기 끄라고 하지 말고, 목사들이 먼저 꺼야지!" 라고 했을까? 방 목사의 지적 후에도 "카톡! 카톡!"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목사님들은 급한 전화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전화기를 진동으로 해 둘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평신도들도 급한 전화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전화기의 전원을 차단해 두거나 전화기를 진동 모드로 바꾸어 두는 까닭은,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예배에 우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배의 소중함에 관하여 교육을 받은 평신도들은 그 가르침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데, 그것을 가르친 목회자들이 지키지 않는다면, 이것은 잘못돼도 너무 심하게 잘못된 일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뉴욕 지역의 목회자들이 싫어하겠지만, 목사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릴 때 "카톡! 카톡!" 소리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이 뉴욕이다. 뉴저지와 펜실배니아 지역의 목사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릴 때는 거의 나지 않는, 듣기 힘든 소리다.
종교 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많이도 외쳤다.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쉽게 말하면 하나님을 경외하자는,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하자는 이야기다. 교회의 제도와 관행들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고쳐 나가자는 이야기다.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에게는, 목회자이건 평신도이건, 우리 모두에게는, 모든 것들에 우선해야 할 것이 바른 예배이다. 바른 예배는 마음(심령)과 몸(태도) 모두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이틀 후에 있을 뉴욕 교협 제 44회기 시무 및 이,취임 예배부터는 "따르릉~ 따르릉~" 소리도, "카톡! 카톡!" 소리도 들리지 않는 바른 예배를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