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단 선거, 러닝 메이트 제도 도입해야

교계의 선거철이 지나갔다. 뉴욕에도, 뉴저지에도, 교협에도, 목사회에도 새로운 회장단이 선출되어 취임식을 가졌거나 앞두고 있다. 예년에 비하여 훨씬 가까운 곳에서, 뉴욕 교협과 뉴욕 목사회의 선거를 지켜보면서, 선거의 시스템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뉴욕만을 언급했지만, 이 글은 뉴저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교협도, 목사회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거가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라 부회장을 선출하는 선거이다. 부회장이 차기의 회장으로 선출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부회장에 당선되면 대개의 경우에 박수로 회장에 추대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회장 선거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 치열한 부회장 선거가 아무런 잇슈가 없는 싸움이라는 데에 있다.

 

김홍석 뉴욕교협회장이 부회장으로 입후보했을 때 (회장님 앞에서)"낙엽 밟는 소리도 내지 않겠다"고 공약을 했었다. 목사회 부회장으로 출마한 문석호 목사는 "소신이 없는 부회장이 되겠다"고 했다. 왜 이런 웃기는 공약(?)들을 했을까? 현재의 회장단 선출 방식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뉴욕과 뉴저지를 막론하고, 교협과 목사회를 물론하고, 현재의 회장단 선출 시스템은 회장 입후보자와 부회장 입후보자 사이에 어떠한 연결 고리가 없다. 그냥 따로따로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회장과 부회장 사이에 어떠한 협력 관계도 기대할 수 없다. 부회장이 임기 동안에 하는 일은 딱 한 가지다. 예배에서 사회를 보는 일이다. 회원 교회나 회원 목사들의 시무 교회의 행사에서 축사도 하지 못한다. 아무리 행사가 겹쳐도, 모든 행사의 축사를 회장 혼자서 한다. 그 많은 예배와 행사에 회장 혼자서 다닌다. 부회장이 회장을 대신하여 회장의 축사를 대독해도 좋으련만 이런 일은 지금까지 생기지 않았다. 회장은 어떤 경우에도 부회장을 내세우지 않는다. 속된 말로 키우지 않는다. 이런 형편에서 부회장이 해당 기관의 회장 수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형편에 있으면서도, 부회장이 회장 선거에 나설 때는 "부회장으로서 회장을 보좌한 경험을 살려..."라고 말한다. 회장을 보좌한 일이 전혀 없는데 무슨 경험을 살리겠다는 말인가? 회장의 눈치를 살핀 경험? 그것 말고 또 무슨 경험을 했는지 모르겠다.

 

회칙(정관)을 개정하여, 회장 입후보자와 부회장 입후보자가 짝을 이루어 출마하는 러닝 메이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러닝 메이트 제도를 도입하면, 회장과 부회장이 한 팀이 되어 일을 할 수가 있다. 선거에 나설 때, 공약도 같이 마련할 수 있다. 부회장이 자동적으로 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부회장이 회장을 성심껏 도와 일을 하게 된다. 그 일의 경험이 다음에 회장이 되었을 때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김홍석 회장과 김상태 회장이 이 일을 추진해 주기를 부탁한다. 이 일은 회칙(정관)을 개정하고, 이에 따른 시행 세칙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임기 초부터 추진하지 않으면, 다음 회기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 기왕에 회칙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니, 회장의 임기도 단임제에서 한 차례는 연임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으면 좋을 것 같다. 단체의 장을 맡아, 1년의 임기 동안에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뭔가를 해주기를 기대한다면, 그것은 생각이 모자라도 엄청 모자란 것이다. "임기를 짧게해야 내 차례도 돌아온다"는 소아병적인 사고를 버려야 한다. 현행 1년 임기의 단임제를 고집하다보면, 얼마 후에는 등록 교인이 10명 쯤 되는 교회의 담임목사가 교협회장이 되는 날이 오게 된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회장단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회장단 선거 제도가 속히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의견들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가며, 같이 기도하고, 같이 이루어 가길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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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2016.12.03 08:37
2016년 12월 3일 자로 발행된 기독뉴스 28호의 사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