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목요일 오후 1시 반,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다.
필라델피아 기쁨의 교회(담임 박성일 목사)에서 열리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KAPC 컨퍼런스" 취재를 위해서였다.
출발한 지 10분 쯤 지났을까?
빗방울이 굵어졌다.
1-2분 동안은 우박이 떨어졌다.
도로에 정체가 심했다.
주최측에서 마련해 준 숙소(HYATT House)에 체크인을 했다.
넓직한 곳이었다.
방이 두 개가 있었다.
한 방에 침대가 둘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중앙에 거실과 작은 부엌을 겸한 공간이 있고, 좌 우에 각각 방이 하나 씩 있었다.
방 마다 욕실과 옷장이 따로 있었다.
나 혼자 쓰기엔 너무 컸다.
아멘넷의 이종철 대표와 같이 묶기로 되어 있었다.
그랬던 것이, "이민자 보호 교회" 심포지움이 같은 기간에 열리게 되어, 나 혼자 오게 되었다.
심포지움도 컨퍼런스도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행사이기에, 이 대표가 뉴욕을 맡고 내가 필라델피아를 맡기로 했었다.
짐을 풀어놓고, 필라델피아 기쁨의 교회로 향했다.
자동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박성일 목사님으로 '보이는' 분이 계셨다.
초면이다.
사진으로 몇 번 뵈었을 뿐이다.
내 느낌이, 그 분이 박성일 목사님이었을 뿐, 그 분이 정말로 박성일 목사님이신 지는 모를 일이었다.
이럴 경우에는 그냥 '목사님!'하고 부르는 것이 상수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아... 김... 동욱... 선생님, 반갑습니다. 말씀 들었습니다.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대표께서 같이 오시지 못했습니다. 뉴욕에 일정이 있으셔서..."
"네, 연락 받았습니다."
현장(?)을 둘러 보기로 했다.
전기 콘셋트의 위치를 알아두어야 했다.
강단으로 눈이 갔다.
'목사님 의자'가 보이지 않았다.
강단에는 등받이가 엄청 긴 의자들이 놓여져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의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회중들이 앉는, 예배석에 놓여져 있는 의자들과 똑같은 의자들이 강단에 놓여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잠시 후, 박성일 목사님께서 예배실 안으로 들어오셨다.
"목사님, 한가지 여쭙겠습니다. 강단에 있는 의자들이 회중석에 있는 의자들과 똑 같은데, 이번 행사 때문에 의자를 바꾸어 놓으셨습니까? 평상시에도 저 의자들을 사용하십니까?"
"다른 의자를 둘 이유가 없으니까요."
"(회중석에 놓여 있는 의자와 똑 같은 의자가 강단에 놓여 있는 것은)처음 봤습니다. 참 좋아 보입니다."
집회가 시작되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강단 앞쪽으로 이동했다.
눈이 크게 떠졌다.
강단으로 이어지는 경사로가 눈에 들어왔다.
Wheel Chair를 타고 강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였다.
Wheel Chair를 타시는 목사님께서 강단에 오르실 경우가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 통로는 (장애를 가진)목회자들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어떤 이유로건 강단에 오르게 될, 장애를 가진,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평신도들을 위한 배려에서 마련했을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필라델피아 기쁨의 교회에 출석하는 모든 교우들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며칠 전에 읽은 기사가 생각났다.
한국의 어느 대학에서 있었다는...
Wheel Chair 통로가 없는 강의실을 변경해 달라는 장애 학생을 향하여 "너 하나 때문에 우리가... (장애 학생을 향하여)양심이 있어야지... 네가 다른 과목으로 바꾸면 될텐데..."라고 했다는...
내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을 때였다.
"아빠, 우리 학교에 여름 방학 때 엘리베이터 설치한대요."
"너네 학교 2층 밖에 안되쟎아?"
"9월 달에 들어오는 신입생 중에 다리가 불편한 애가 하나 있대요. 그 아이를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