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4일 주일

김동욱 0 3,767 2017.12.24 08:22

마음이 무겁다. 어딘가를 향하여 출발할 때면, 늘 서두르는데 오늘은 그래지지 않는다. 필그림교회 성도들의 선택이 필그림다운 선택이기를 기도한다. 신앙의 자유, 그 하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버렸던 청교도들, 그들을 닮고자 필그림이라 이름한 필그림교회, 그 공동체에 속한 이 시대의 청교도들... 그들의 선택이 하나님께 큰 기쁨이 되는 것이기를 기도한다.

 

오전 9시 자동차의 운전석에 앉았다. Route 46 선상에 있는 던킨 주차장에서 접선(?)하여 전해드릴 물건을 전달한 다음에 필그림교회로 향했다. 

 

나를 발견한 부목사님 한 분이 "목사님, 빨리 들어가세요!" 하시면서 예배실 문을 열어주셨다. 많은 교인들이 단상 위에 올라가 있었다. 기념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2부 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갈보리 채플에서 마지막 기념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서둘러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나를 알아보는 교인들이 목례만 하고 지나갔다. 예전에는 "목사님,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했었는데... 나도 목례만 했다. 신대위 목사님께서 나를 발견하곤 인사를 하셨다. 다가갔다. 꼬옥 안아드렸다. 목사로는 대선배, 나이로는 막내 아우보다 더 어린 신대위 목사님... 한참 동안 안고 있었다. 볼을 맞대고... 눈물이 났다. 신 목사님도 우셨다.

 

취재 준비를 하고 예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성탄 주일이니 성탄 찬송을 부르는데, 같이 부를 수가 없었다. 자꾸만 눈물이 났다. 필그림교회의 교인이 아닌 내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데, 필그림교회 교인들의 마음이야 오죽할까?

 

공동의회가 개회됐다. 기도를 하시는 장로님께서 설움이 복받쳐 흐느끼셨다. 여기저기에서 교인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도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소리들이 커졌다.

 

개표가 진행되는 테이블 가까이에 가 보았다. 반대표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어제 동료 기자와 점심 식사 내기를 걸었었다. 찬성률이 얼마나 될까를 두고... 동료 기자는 70%, 나는 80%를 예상했었다. 94%였다. 내가 이기긴 했지만, 15% 가까이 틀렸으니 부끄러운 승리이다.

 

한 줄 짜리 속보를 올려놓고 "가야"로 향했다. 필그림교회에 밥이 떨어지고 없었다. 지난 번 공동의회 때도 그랬었는데... 필그림교회 공동의회 취재하는 날은 밥 굶는(?) 날이 됐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니 3시 반이었다. 4시간을 뭘 하면서 보내지? 새언약교회 촛불 예배는 오후 7시 반에 시작되는데...

 

새언약교회(담임 김종국 목사님)와 미국 교회가 연합으로 드린 촛불 예배 취재를 마치고, 김종국 목사님 내외분, 새언약교회의 교인들과 함께 "동보성"으로 향했다. 언젠가 뉴저지 교협 임원들과 함께 갔었다. 밤 9시 반에 짜장면, 짬뽕, 그리고 탕수육... 오늘밤에 늘어난 체중에 대한 책임은 김종국 목사님과 권사님(자주 뵈었는데, 아직 성함을 모른다)께 있다.

 

고속 도로 톨 게이트에 당도할 무렵, 김종국 목사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비가 내리는 늦은 밤에 운전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전화하신 것을 내가 안다. 나는 김 목사님께, 김 목사님은 나에게, 서로 감사의 인사를 나누었다.

 

집에 도착하니 11시 40분이었다.

 

자정이 지났다. 성탄절 새벽 1시 6분이다. 이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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