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취재 약속이 있는데, 취재 약속을 취소하고 조정칠 목사님을 뵈러 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취재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조 목사님을 뵈러 가야 한다는 생각이 누르고 있었다. 퀸즈장로교회의 김재상 목사님께 양해를 구했다.
조정칠 목사님께서 계시는 요양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집에서 출발할 때는 비가 내리지 않았었다. 우산을 가지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5분 정도를 자동차에 갇혀 있어야 했다. 비가 그치지는 않았지만, 빗줄기가 약간 가늘어졌을 때, 자동차에서 나왔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조정칠 목사님...?" 어르신들을 돌보고 계시는 분께 여쭈었다. "방금 잠 드신 섯 같은데요... 조금 전에, 두 분께서 다녀가셨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곤히 주무시고 계셨다. 손을 드시고, 허공에 흔들고 계셨다. 안면을 방해해 드리고 싶지 않아, 바로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