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교협 정기총회가 열리는 날이다. 비가 내리고 있다. 사전 등록을 한 총대들이 날씨 탓을 하지 않고 모두 총회에 참석하기를 기대한다. 그 정도의 수고도 하지 못하겠다면, 교계의 일에 관하여 입도 뻥끗해서는 안된다.
뉴욕교협 부회장 선거... 설왕설래 끝에 투표가 실시됐고, 개표가 시작되었다. 개표 작업을 하는 곳으로 가까이 이동했다. 기호 1번 김요셉 목사, 기호 2번 김희복 목사... 굳이 투표 용지를 세어 보지 않아도, 결과를 알 수가 있었다. 패배가 분명해 보였다. 김요셉 목사님에게 상황을 전해드렸다. 마음의 준비를 하시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표 이상 차이가 나나요?"
김요셉 목사님과 나... 뉴욕 일원에 계시는 목사님들 중에서 내가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목사님들이 몇 분이나 될까? 김요셉 목사님께서 "친구"라고 부르실 수 있는 목사님들이 몇 분이나 될까? 우리 둘은 서로에게 친구이고, 그것도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이다. 그런 친구가 뉴욕교협 부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김요셉 목사님을 지지해 달라고, 아무에게도 전화 한번 하지 못했다. 복음뉴스의 김동욱 목사가 김요셉 목사의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친구인 김요셉 목사님에게 누가 될까봐, 하루에도 몇 차례씩 기도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친구에게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