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에 일어났다. 어젯밤 - 시간적으로는 오늘 새벽 2시 40분 - 자리에 들면서, 오전 9시에 알람이 울도록 스마트폰에 세팅을 했었다.
왜 자꾸만 목이 굵어지는지 모르겠다. 몸부림을 쳐도 와이셔츠의 목 단추를 잠글 수가 없다. 오늘은 노타이 차림으로 예배를 드려야 할 것 같다.
커피가 수면을 방해하는 걸까? 방해를 한다면, 커피를 마신 후 몇 시간이 지나야 방해를 하는 걸까? 오후 1시 쯤 커피를 마셨는데, 계속 졸음이 쏟아진다. 지금이 5시 반이다.
졸음과 싸워 굳이 이겨야 할 이유가 없기에, 몸이 원하는 대로 두어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점심 식사를 충분히 - 정직하게 표현하면 과하게 - 많이 한 탓에 저녁 식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 저녁 식사는 건너 뛰었다.
약국 - 이름을 밝히기는 좀 그렇다 - 에서 일하시는 분이 90까지 세지 못하는 분은 아닐텐데, 내가 복용하고 있는 3가지 처방약의 숫자가 전부 다르다. 나는 18일분 -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용기의 숫자이다 - 의 약을 18개의 용기에 넣어 놓고 하루에 한 용기 씩 복용한다. 18개의 용기 모두가 비어 있기에, 오늘 오후에 18개의 용기에 약을 담기 시작했는데, 약 A는 18개의 용기를 모두 채우고도 10정 이상이 남았다. 약 B는 18개의 용기 중 반도 채우지 못했고, 약 C는 18개의 용기 중 14개만 채우고 끝이었다. 약을 카운트 하면서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는 이야긴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3종의 약을 카운트 하면서 단 한 가지도 제대로 카운트를 못했거나 적어도 두 가지를 제대로 세지 못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