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간도 채 못잤는데, 6시가 되기 전에 눈이 떠졌다. 6시로 맞추어 놓았던 알람을 끄고, 욕실로 향했다. 7시에 모여 아침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었다. 시간이 남기에 짐을 챙겨 놓고 호텔 아래층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미리 와 계신 분들도 계셨다. 한식 메뉴였다. 맛이 괜찮았다. 어젯밤 늦게 영국에서 오신 이호근 목사님 내외분과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부터는 관광 일정이 시작된다. 모두들 떠나시고, 이재성 목사님과 나만 남았다. 임균만 목사님께서 우리 둘을 책임(?)지셨다. 공항에 도착할 때 픽업부터 돌아갈 때 공항에 라이드까지... 어제 점심 식사를 했던 곳에서, 오늘도 점심 식사를 했다. Stanton, CA에 있는 남원골 추어탕 전문집이었다. 추어탕을 먹진 않았다. 난 추어탕을 먹지 않는다. 어제는 오징어볶음을, 오늘은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둘 다 맛이 좋았다. 기꺼이 추천한다. 음식의 맛이라는 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지만, 나에게는 정말 좋았다.
이재성 목사님은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로 콜로라도로, 나는 오후 10시 20분에 출발하는 항공기로 필라델피아로 돌아간다. 이재성 목사님을 공항에 모셔다 드리고, 나와 임균만 목사님만 남았다.
2년 전이었나? 임균만 목사님을 처음 뵈었던 때가. 주예수사랑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해외 총회가 열렸었다. 내가 사는 곳이 멀다고, 멀리 왔다갔다 하지 말라고, 호텔에서 같이 잘 수 있도록 해 주셨었다. 그 밤에 임균만 목사님과 같은 방에서 잤었다.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했나? 우리 둘이 그랬었다. 그 후로 가끔 안부를 물으며 교제해 왔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의 이야기를 반추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임 목사님을 신뢰하듯이, 임 목사님도 나를 신뢰하신다. 상대의 말을 믿고, 상대의 행동을 믿는다.
임균만 목사님과 공항 근처에 있는 패스트 푸드 음식점에서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하고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임 목사님과 허그로 작별 인사를 하고, 공항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탑승 시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청사 안을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항공기에 탑승하자마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