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학위 수여식이 있는 날이다. 모교의 졸업식이 아닌 다른 행사에 취재를 간다. 모교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요인이 있다. 많은 생각 끝에, 가지 않기로 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모교의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날을, 모교 관련 행사를 취재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3주 만에 새언약교회에서 에배를 드렸다. 내 교회... 참 편안한 곳이다. 친교 식사 후에 파리바게트 @하켄색에서 이병준 목사님 내외분을 뵈었다. 바람은 김종국 목사님께서 잡으셨는데, 교회의 일정 때문에 늦게 도착하셔서 같이 뵙지는 못했다. 취재 일정 때문에 김종국 목사님께서 도착하시기 전에 내가 자리를 떠야 했다.
뉴저지연합교회(담임 고한승 목사)에서 뉴욕 트레스 디아스 제62기 씨쿠엘라(Re-union) 모임이 있었다. 김상수 장로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께서 반겨 주셨다. 김현기 전도사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느 여자분께서 다가오셨다. "필그림선교교회 교인입니다. 우리 교회와 아픔도 기쁨도 같이 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라셨다.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고맙습니다"라고만 답을 드렸다. 그게 내 마음이었다. 진심을 주고 받는 것, 그것이 대화이다.
취재를 마치고 귀가를 서둘렀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오전 7시에 필라델피아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기를 타고 LA로 출장을 간다. 새벽 2시 45분에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한다. 뉴저지연합교회를 나와 고속 도로에 이르는 좁은 길을 달리고 있었다. 맞은 편에서 달려오고 있는 자동차와 부딪힐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두워서 중앙선이 보이지 않아, 내 차가 중앙선을 넘고 있었는지, 그 자동차가 중앙선을 넘고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문제는 내가 오른쪽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면, 내 자동차와 내 오른쪽에서 달리고 있는 자동차가 부딪힐 수도 있다는 데에 있었다. "탁!" 하는 소리가 났다. 내 반대편에서 달려오고 있던 자동차와 내 자동차의 운전석 쪽 싸이드 미러가 서로 부딪혀서 난 소리였다. 그 차가 멈추어 서지 않고 달려가고 있었다. 그 차가 그냥 가버렸으니, 나도 정차를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