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일 토요일

김동욱 0 3,703 2018.12.01 07:49

12월의 첫 날이다. 7년 전의 오늘이 기억 난다. 장남의 위치와 무게를 절감했던 날이었다. 병상에 계셨던 어머님에게 의학적인 처치가 더 이상은 무의미하다는, 수술을 할 수도 없고, 백약이 무효하다는 의료진의 통고를 받은 날이었다. 동생들을 불러 의견을 물었다. "큰 형님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큰 오빠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의미한 치료는 중단하고, 돌아가실 때까지 고통을 겪지 않을 처치만 해 달라"는 가족들의 결정 - 나의 결정이었다 - 을 의료진에게 전달한 날이었다.

 

기온이 떨어졌다. 잠깐 밖에 나갔다 와야 하는데, 나가지 않고 버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나를 유혹한다. 분주한 일정이 많을 달이다. 그런 일정들 중에는, 유독 기다려지는 것들이 있다. 좋은 사람들, 보고 싶은 사람들과의 만남들이다. 일정을 조정할 때, 일이 아닌 사람에 우선하려고 한다. 지금껏 내가 살아온 방식이니까...

 

7시 48분이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아버지 부시 서거" 소식을 전하고 있을 뉴스를 보려고 한다.

 

집에 있는 날이면 해야 하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많다. 오전 내내 그런 일들을 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부터 기사를 작성하는 일에 매달려 있다. 오늘 중으로 모두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일이 쳐지게 된다. 내일도, 모레도 취재 일정이 있고, 화요일에는 정형 외과에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한다. 내일은 뉴욕에도 행사 일정들이 있는데, 나는 뉴저지 쪽에서 취재를 하기로 했다. 뉴욕은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하지만, 뉴저지는 내가 해야만 하는 곳이다. 

 

11시 47분이다. 오늘 올리려고 작정했던 기사들은 모두 올렸다. 이제 잡다한 일들을 하면 된다. 한 시간 정도는 더 해야할 것 같다. 1시 반 정도에는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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