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 주일이다.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 주간에는 어제 하루를 제외하곤 집에서 식사를 한 적이 없었다. 아침 식사는 교회에서, 점심 식사와 저녁 식사는 밖에서 하거나 굶식을 했었다. 아침에 먹는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있다. "요즘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세요?"라고 물으신 분들이 계셨다. 여전히 많은 분들을 만난다. 만나면 당연히 식사를 같이 한다. 식사 이야기를 쓰면, 같이 식사하신 분을 밝히게 되는데, 혹시 그 분들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하여 - 그럴 수도 있다고 조언을 해주신 권사님이 계신다 - 식사 이야기를 쓰지 않는 것 뿐이다. 나는 탐식가는 아니지만 - 웃는 분도 계실 것 같다 - 먹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신앙적인 면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가, 결국 더 잘 먹고 살기 위함이 아닌가? 그러니, 먹는 게 당연히 중요하지! 의, 식, 주 모두가 중요하지만, 난 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1시 48분이다. 이제 교회에 가야할 시간이다.
내일부터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가 시작된다. 예수님께서 하셨던 "선언"들이 주제이다. 월요일에는 "나는 생명의 떡이다", 화요일에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 수요일에는 "나는 양의 문이다", 목요일에는 "나는 선한 목자다", 금요일에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요 부활이다", 토요일에는 "나는 참 포도나무이다"라는 "선언"을 주제로 김종국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실 예정이다.
"좋은 교회"에 관한 글을 몇 분에게서 받았다. 같은 글이었다. 같은 글을 이분도 보내 주시고, 저분도 보내 주셨다. 그런 글을 보내 주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이런 교회가 있으면 가고 싶다" 그런 교회는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교회이다. 그런 교회를 만들어 보려고 했었다. 5년 동안 힘껏 노력했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많은 교인들이 좋은 교회를 바라지만, 좋은 교회를 만들려고 같이 노력하는 교인은 많지 않다. 많은 교인들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좋은 교회에 다니고 싶어 할 뿐이다. 그런 교인들이 그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는 순간에, 그 교회는 더 이상 좋은 교회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좋은 교회는, 다른 사람의 수고와 헌신이 아닌, 나의 수고와 헌신으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