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과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LA에 출장을 가셨다가 돌아오신 후,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복음뉴스를 손보아주셨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나같은 사람의 머리로는 아무 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 내가 아는 것은 나에게 늘 조력자를 보내 주신다는 것 뿐이다. 지금껏 그러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그러실 것을 믿기에, 내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굽히지 않을 수 있다.
어제 받은 보도 자료가 있다. 써도 욕을 먹고, 쓰지 않아도 욕을 먹을 것을 안다. 다툼이 있는 사안에 관하여 쓰는 글은, 양 당사자 모두로부터 섭섭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키보드에 손가락을 댈 때, 내 생각을 주장해 주시리라 믿는다. 늘 그러셨으니까...
어젯밤에도 잠을 제대로 못잤다. 밤새도록 기침을 했다. 아침에 다른 약을 먹었는데, 약 기운이 온 몸에 퍼지는 것이 느껴진다. [오전 9시 38분]
약 기운을 이기지 못해 잠시 자리에 누웠었다.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음성 사서함에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메모리 카드가 망가졌나? 점심 식사를 하고, 감기약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약을 챙긴 것까지는 기억이 난다. 남아 있는 약의 수량을 보니 줄어들었다. 혹시 다른 곳에 두었나 하고 찾아 보아도, 없다. 먹었다는 이야긴데, 먹은 것 같지가 않다. [오후 1시 31분]
쓰레기 통을 보니 약이 들어 있던 포장 비닐이 두 개 들어 있다. 하나는 오늘 아침에, 하나는 오늘 낮에... 먹었다는 이야기다. [오후 1시 40분]
나는 자주 앓는 편은 아니다. 헌데, 아팠다 하면 심하게 앓는다. 다른 병으로 앓아본 기억은 없다. 언제나 감기다. 감기가 아주 세게 온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하셨다. "내가 너를 만들었는데... 내가 네 놈을 알아! 웬만큼 아프면 또 일하러 나갈거지? 너... 좀 쉬어야 해! 그래서 내가 널 붙잡아 두는 거야!"
약을 (다시) 먹었다. 몸에 약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를 괄호로 묶은 것은, 진짜 '다시'인지 가짜 '다시'인지 햇갈려서다. 만약 나에게 문제가 생기면 - 이런 이야긴 안 써야 하는데 - 감기약 과다 복용이 원인일 수 있다. 무슨 약을 먹었느냐고? Seven Eleven 에서 파는 "Compare to DayQuil LiquiCaps"를 먹었다. [오후 2시 41분]
피하고 싶은 기사가 있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쓰고 싶지 않은 기사가 있다. PCUSA 동부한미노회와 필그림교회 관련 기사가 그렇다.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양 당사자... 한 쪽엔 허봉기 목사님이, 다른 한 쪽엔 양춘길 목사님이 계신다. 두 분 모두 참 좋으신 분들이다. 언젠가 필그림교회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으로 읽혀질 수도 있는 글을 썼었다. 한 쪽은 섭섭해 하셨고, 다른 한 쪽은 "균형잡힌 글"이라는 칭찬(?)들을 하셨었다. 그 글을 쓴 얼마 후, 노회 취재를 갔다가 허봉기 목사님을 만났었다. 이종철 대표께서, "허 목사님, 목사님을 가장 좋아하시는 김동욱 목사님"이라고 하자 허 목사님께서 "요즘은 아니신 것 같아!"라셨다. 오늘 쓴 기사를 읽으신 후에는 뭐라고 하실까?
내일은 움직여야 한다. 몸의 컨디션을 핑게로 취재를 안 갈 수는 없다. 8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교회로 간다. [오후 10시 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