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가 조금 못 되었을 때, 지금껏 사용해 왔던 컴퓨터가 자결했다. 심폐 소생술을 몇 차례 시도했는데, 움쩍도 안했다. 목요일 오전에 김 형에게 전해 드리면, 이식 수술을 하셔서 부활시켜 주실 것이다.
한 쪽에 모셔(?) 두었던 SONY VAIO를 켰다. 얼마나 됐나? Windows Me가 설치돼 있던 것이었다. 업그레드를 하고 또 해서 XP 가 되었다. 보안 업데이트가 더 이상 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별 도리 없이 전원 스위치를 켰다.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데, 촬영한 사진도 동영상도 모두 자결한 컴퓨터 안에 들어 있다.
밤 9시 48분이다. 이 시간 이후로는, 취재한 자료로 기사를 작성할 수는 없다. 생각나는대로 글을 써야겠다. 이 컴퓨터를 버리려고 몇 번을 생각했다가 그냥 두었었는데, 버리지 않기를 잘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