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만에 면도를 했다. 잠깐 동안 햇빛도 보았다. 2일 오후에 프리미스교회에서 돌아온 후로 밖에 나갈 일이 전혀 없었다. 나갈 시간도 없었다.
오늘 저녁에는 가나안교회(담임 최성남 목사님)에서 종교 개혁 500주년 기념 포럼이 있다. 이제는 뉴저지 교협의 직전 회장이 되신 김종국 목사님께서 여전히 동분서주하신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란 이런 분을 두고 하는 말이리라! 오후 2시 쯤에 출발하여 두어 군데 들러서 일을 보고, Palisades Park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행사장으로 가려고 한다.
오후 2시 정각에 집을 나섰다. 에디슨 우체국에 들러 사서함을 확인하고, 잠깐 은행에 들렀다가 '밥도둑'으로 향했다. 김종국 목사님, 정광희 목사님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밥값내기 싸움에서 정 목사님이 김 목사님을 무찌르고, 돈을 내는 영예를 누렸다.
좋은 세미나에 참가자가 적어 아쉬웠다. "장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김종국 목사님의 인사에 가나안교회의 장로님께서 "하나님의 집이니 마음껏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든지 개방하기로 했습니다"는 기분 좋은 답을 하셨다. 최성남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세미나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셨다. 감사했다.
가나안교회를 출발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 뉴저지 턴파이크에 진입한 지 얼마나 됐을까? 10분 이쪽 저쪽? 자동차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기 시작했다. 에어컨을 켜고 있었는데... 온도계를 보니 바늘이 거의 끝에 가 있었다. 차선을 바꿔 자동차를 갓길에 세웠다. 온도계의 바늘이 밑으로 내려갔다. 냉각수가 떨어졌나? 며칠 전에 오일 체인지할 때, 보충했을텐데... "휴게소까지 1마일"이라는 싸인이 보였다.
자동차를 천천히 운전하여 휴게소로 들어섰다. 휴게소 안에 있는 정비 공장으로 진입하여 "냉각수를 보충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새는데요!" "어디가요?" "잘 모르겠어요. 기술자들은 모두 퇴근했어요!" 어떡한다? 신 목사님께 전화를 걸어? 걸지 않기로 했다. 늦은 시간이었고, 신 목사님께서 오셔도, 하실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일단 냉각수를 보충했다.
자동차 정비업을 하셨던 이필완 집사님께서 몇 년 전에 알려주신 팁이 생각났다. 온도가 올라가는 경우는 냉각수가 새는 경우이니, 물을 계속해서 보충해 주면서 주행하라고 하셨던... 정비소의 직원이 냉각수를 주입한 다음에, 빈 냉각수 통에 물을 가득 채워 주었다. 가는 도중에 냉각수가 떨어지면 자동차를 세우고 보충해 주라고...
감사하게도, 정말 감사하게도, 집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 40분을 운전해 오는 동안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다.
내일 오후에 취재를 가야 하는데, 체리힐에 있는 집사님께서 운영하시는 정비소가 문을 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