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6일 금요일

김동욱 0 4,082 2017.06.16 09:42

어제밤에 잠자리에 들면서 약을 더블로 복용했었다. "멍청한 짓"이라고 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약을 수도 없이 복용해 온 - 오른 팔 때문이었다 - 나는 약에 강한 내성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복용하는 정도의 약을 먹으면, 아무런 효험이 없다. '간에 기별도 안간다.' 서울에 있을 때 단골 약국의 약사는 "형은 다른 사람의 배를 드셔야 듣는다"고 하셨었다. 어쨌던, 약을 곱배기로 먹은 탓에, 약에 취해 잠을 잘 잤다. 감기 기운은 여전히 있지만, 잠을 푹 잘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애용하던 약국이 생각난다. 관악구 봉천본동(산 101번지)에 있던 '설' 약국이었다. 약 봉투에 언제나 "큰 형"이라고 적어 주셨었다. 생존해 계신다면 지금쯤 90세가 가까이 되셨거나 약간 넘으셨을 것 같다. 그 분께서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종종 외상으로 약을 지어 주시곤 하셨다. 외상으로 약을 지어 주셨으면, 기록을 해야 할텐데 전혀 기록을 하지 않으셨다. "적어 놓아도, 안 갚을 사람은 안 갚고, 안 적어 놓아도, 갚을 사람은 갚아요" 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 난다. [오전 9시 42분]

 

귀한 만남을 가졌다. 나눈 이야기들에, 기도한 일들에, 마음 속에 작정한 일들에,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이 함께 하시리라 믿는다. 움켜 쥐려고 해도 그 분께서 빼앗아 가시면 지킬 수가 없다. 다 버렸는 데도 그 분께서 도로 찾아 주시면, 여전히 내 것으로 남아 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체득한 것이 있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도 없고, 내 마음대로 소유할 수 있는 것도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오후 9시]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01 2017년 6월 22일 목요일 댓글+2 김동욱 2017.06.22 4898
300 2017년 6월 21일 수요일 김동욱 2017.06.21 4519
299 2017년 6월 20일 화요일 김동욱 2017.06.20 4561
298 2017년 6월 19일 월요일 김동욱 2017.06.19 4573
297 2017년 6월 18일 주일 김동욱 2017.06.18 4164
296 2017년 6월 17일 토요일 김동욱 2017.06.17 3916
열람중 2017년 6월 16일 금요일 김동욱 2017.06.16 4083
294 2017년 6월 15일 목요일 김동욱 2017.06.15 4117
293 2017년 6월 14일 수요일 김동욱 2017.06.14 4113
292 2017년 6월 13일 화요일 김동욱 2017.06.13 4138
291 2017년 6월 12일 월요일 김동욱 2017.06.13 3991
290 2017년 6월 11일 주일 김동욱 2017.06.11 3899
289 2017년 6월 10일 토요일 김동욱 2017.06.10 4069
288 2017년 6월 9일 금요일 김동욱 2017.06.09 4105
287 2017년 6월 8일 목요일 김동욱 2017.06.08 4541
286 2017년 6월 7일 수요일 김동욱 2017.06.07 4426
285 2017년 6월 6일 화요일 김동욱 2017.06.06 4542
284 2017년 6월 5일 월요일 김동욱 2017.06.05 4493
283 2017년 6월 4일 주일 김동욱 2017.06.04 4529
282 2017년 6월 3일 토요일 김동욱 2017.06.03 4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