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변하는 것들이, 저하되는 것들이 무엇일까? 체력, 회복력, 시력, 청력, 기억력 등등이 여기에 해당될 것 같다. 나에게는 청력과 시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아직 돋보기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돋보기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다른 것들, 체력, 회복력, 기억력 등은 현저히 떨어져 있다. 피로가 빨리 오고, 피로가 쉬이 풀리지 않는다. '스토리'가 아닌 책들은, 분명 읽었는데도 그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읽은 책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는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일상이 되다보니, '나도 늙었나 보다!' 하고 체념하기에 이르렀다. 체념은 자기 자신의 처지를, 자기 자신의 위치를 깨달은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