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소리가 났다.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난 소리였다. 침대가 높지 않았고, 엉덩이 부분이 먼저 방 바닥에 닿아 다치지는 않았다. 다시 침대에 올라 다시 잠을 청했다. 알람 소리에 깼다. 6시 반에...
뉴욕나눔의 집 박성원 목사님께서 보내신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고 조용수 집사님의 조문 예식(아마 발인 예식을 겸한)을 내일 오전 9시에 중앙 장의사에서 거행한다는 알림이었다. 여느 고인들과는 많이 다르게,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았던 분이다. 오전 9시까지 도착하려면 5시 반에는 출발해야 한다. 4시 전에 일어나야 하는데... 오늘 저녁 식사 후에 뉴욕을 출발해서 집에 가면 밤 10시 이후일 것이다. 뉴욕에서 늦게 출발하면 자정 무렵일 텐데... 내일 아침에 일어날 수 있을까? 뉴욕에서 더 체재하기도 어렵다. 이틀 동안 혈압 안정제를 복용하지 못했다. 오늘이 사흘 째다.
동역자이고, 친구이고, 아우인 이종수 목사님과 아침 식사를 같이 했다. 정바울 목사님은 다른 일정이 있어 같이 하시지 못했다.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드렸다. 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참 감사하다.
내가 큰 착각을 했다. 박성원 목사님께서 메시지를 보내신 것이 오늘이 아니라 어젯밤 11시 11분이었다. 메시지 속의 "내일"은 내일(25일)이 아니라 오늘(24일)이었다. 죄송한 마음이 크다.
오늘밤도 뉴욕에서 지내기로 했다. 기왕에 왔으니 모든 일정을 다 마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숙소를 29가에 있는 선교사의 집에서 162가에 있는 선교사의 집으로 옮겼다.
오랫만에 친구 윤태영 집사와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내가 뉴욕에 자주 와도 서로가 낼 수 있는 시간이 맞지 않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지내 왔었다. 1시간 남짓한 만남이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고, 감사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