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민 목사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교회를 향하여 가시는 도중에 전화를 주신 것이다.
배변 촉진제를 복용했다. 약을 복용한 지 30분 ~ 6시간이면,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이 되어 있었다. 약을 복용한 지 4시간이 되었는데도, 아무런 기색이 없었다. 약을 한 번 더 먹었다. 이게 문제였다.
수도 없이 설사가 쏟아졌다. 그 많은 배설물을 아내가 모두 치웠다. 간호사를 부르면 될텐데, 아내는 간호사를 부르지 않고, 그 더러운 오물을 모두 혼자 치웠다. 오물을 치우고, 따뜻한 물로 수건을 빨아 내 몸 구석구석을 깨끗이 닦아주곤 했다. 밤새도록 몇 차례나 그렇게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수도 없이 설사를 한 후로는 항문이 아파 오기 시작했다. 마치 뽀족한 칼로 항문을 찔러대는 것 같았다.
너무나 힘든 밤이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아내는 천사였다. 천사가 아니라면, 나에게 그렇게 헌신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내가 고맙고, 사랑스럽고 또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