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토록 무거운 마음으로 지냈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분의 일로, 며칠 전에 쓴 기사의 일로,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시간(6일 오전 9시 22분)까지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첫 번째의 일은 기도하면서, 마음이 평안해지길 기다리면 되는 일이다. 두 번째의 일은 관계성과 정체성의 다툼에 관한 문제이다. 관계성이 중요하다. 내가 뭔가를 판단하고 결정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이 관계성이다. 헌데... 더 큰 관계성이 나의 생각에 압력을 가한다. 더 큰 관계성이 곧 정체성이다.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 섰다. 내 판단과 생각을 존중해 주시리라 믿는다. 충분히 그러하실 분이라고 믿는다.
뉴욕 교협 이사회 정기 총회에 취재를 갔다가, 회의 도중에 나왔다. 장로님들의 회의는 대체로 길다. 기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빗길에, 늦은 밤에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나를 염려하신 이종철 대표님께서 "목사님은 빨리 가세요!"라고 재촉을 하셨다. 앞차의 브레이크 등만을 바라보며 운전을 했다. 불이 밝아지면 브레이크를 밟고, 불이 어두워지면 그 불빛을 등대 삼아 액셀레이터를 밟고, 그렇게 운전하여 집에 오니 11시 10분이었다. 일기도 쓰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많이 지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