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전 쯤, 외국 신학교가 한국인 목회자가 운영하는 신학교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한국인 목회자가 운영하는 신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하고 있는 외국 신학교의 총장이, 자신의 학교와 제휴 관계에 있는 신학교 총장에게 보낸 공식 편지(Official Letter)였습니다.
"한국인 신학교의 리더쉽의 변화와 학사와 관련된 다른 문제로 인하여(Due to changes in leadership at the 한국인 신학교 이름 and other issues of academic concern), 우리 학교와 귀교와의 관계를 즉시 종료합니다(외국 신학교 이름 hereby terminate its relationship with the 한국인 신학교 이름 effective immediately)" 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위의 이메일을 받은 한국인 신학교의 총장은,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당시) 한국인 신학교의 이사들에게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사님들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학교 상황을 알고 계실 줄 압니다.
설립자인 저로서는 최선을 다하여 지혜롭게 이끌어 나가고자 하였으나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그래서 존경하는 이사님들께서 지혜로운 마무리를 해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저는 오직 학교와 학생들을 위하여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외국 신학교의 총장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신학교와의 관계 단절 이유로 두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 "한국인 신학교의 리더쉽의 변화"를 들고 있습니다. 한국인 신학교의 총장(leadership)이 바뀌었기 때문에 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리더쉽이 바뀌었다고 해서 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한국의 대통령이 바뀌면, 한국과 수교 관계에 있던 나라들이 한국과의 관계를 단절합니까? 더 이상한 것은 외국 신학교 총장이 한국인 신학교의 리더쉽이 바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한국인 신학교의 총장이 자신이 사임할 예정임을 알려주고, 관계 단절을 부탁했던 것은 아닐까요?
둘째, "학사와 관련된 다른 문제들"을 들고 있습니다. 이 외국인 학교가 수업도 안받고, 논문도 안쓴 사람들에게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고, 필자가 이를 직접 확인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일에 관하여는 외국 신학교에게 책임을 묻기 보다는 한국인 신학교의 총장에게 전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외국 신학교가 한국인 신학교의 모든 학사 운영이나 행정을 직접 관할한 것이 아니라, 한국인 신학교가 모든 것을 관할하고, 외국 신학교는 한국인 신학교의 추천이나 요구에 따라 학위를 수여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과 관련하여 참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외국 신학교로부터 관계 단절을 통보 받은 신학교의 총장이 새로운 이름의 신학교를 설립했다는 것입니다. 학교를 잘못 운영하여 제휴 관계에 있던 외국 신학교로부터 즉긱적인 관계 단절을 통보 받은 총장이라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학생들과 교수들, 이사들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바른 처신일 텐데, 외국 신학교로부터 즉각적인 관계 단절 통보를 받은지 한 달도 채 못되어, 새로운 신학교를 설립했다는 것은 '도둑도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한국인 신학교에게 즉각적인 관계 단절을 통보했던 외국 신학교가, 자신들이 즉각적인 관계 단절을 통보한 한국인 신학교의 총장이 새로 설립한 신학교와 제휴 관계를 맺을 거라는 - 이미 맺었다는 - 이야기도 들립니다. 아니겠지요? 아니어야 하지 않습니까? 둘 다 목사들인데, 설마 그런 짓이야 하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사실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런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쌍한 것은 한국인 신학교에 재학하고 있던 학생들입니다. 학생들 중에는 외국 신학교의 학위를 받으려고 그 학교에 입학한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 학교를 계속 다니게 되면 자신이 입학할 때 원했던 학교의 학위를 받지 못하게 될테니 말입니다.
어른들이, 목사들이, 교육자들이 신학생들을 상대로 장난치는 일은 제발 제발 하지 말기 바랍니다.
글 : 김동욱 목사(복음뉴스 발행인)